서대문 도보여행 1코스 : 역사문화 해설사와 함께 하는 도보여행, 의주로
1. 충정로 ‘민영환 동상’
서대문 도보여행 1코스의 시작은 충정로역 10번 출구 방향으로 있는 충정공 민영환 동상 앞이고, ‘충정로’는 충정공 민영환을 기념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민영환은 성균관 대사성과 예조판서, 형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으로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백관을 인솔하여 대궐에 나가 반대 시위을 했으나 일본 헌병들의 강제 해산으로 실패하자 자결했던 충신입니다.
민영환은 당시 조선 최고의 갑부였던 민겸호의 아들이자 대한제국의 고위 관리로 두 번의 세계 일주를 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세계 정세를 파악하게 되면서 대한제국의 상황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을사늑약으로 우리의 외교권이 박탈되자 ‘을사오적을 처단하자’, ‘늑약을 무효화하자’는 등 상소를 계속 올리고, 대궐에 나가서 했던 반대 시위도 해산 되자 자결을 선택했던 충신이었습니다.
또한 충정로역은 지하철 2호선과 5호선이 교차하는 곳에 있습니다.
2. 서대문 ‘충정아파트’
충정공 민영환 동상에서 서대문역 방향으로 걸어가면 서대문 도보여행 1코스의 두번째 장소인 5층 높이의 충정아파트가 나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오래된 아파트로 보이는 충정아파트는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 높이에 60세대 규모의 아파트로 1930년대 당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본인 건축가 토요타 타네오의 설계로 건축되었습니다. 당시 명칭은 설계자의 성을 본따서 ‘도요타 아파트’였다고 합니다.
광복 직전에 한 기업이 이 아파트를 인수하면서 호텔로 용도가 변경됐고, 6.25 전쟁 당시에는 조선인민군이 인민재판소 건물로 사용하면서 건물 지하에서 시민들을 학살한 참혹한 기록도 있습니다. 휴전 이후에는 ‘트래머 호텔’이라고 불리는 유엔 전용 호텔이 되었던 국내 최고령 아파트입니다.
1979년에 충정로 왕복 8차선 확장 공사로 아파트의 3분의 1 정도가 잘려 나가는 수난이 있었는데, 현재는 철거가 확정된 상태로 28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지하1층, 지상 1,2층에는 근생시설이 들어오고, 기부채납분인 2,3층에는 사화복지시설이 들어오며, 4층은 주민시설이고 5층부터 28층까지가 공동주택으로 192세대입니다.
3. 충정각
충정각은 국내에 현존하는 제일 오래된 서양식 건물로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에서도 보존 필요성이 인정되었다고 합니다.
충정각은 캐나다 건축가 헨리 볼드 고든(Henry Bauld Gordon)이 설계해 1901~1903년 완공한 것으로 추정하는 건물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근대건축물입니다.
충정각의 건물주는 한성전기 기사장으로 근무한 미국인 매클렐런(R. A. McLellan)으로 알려져 있으며, 북서쪽으로 난 출입구로 들어가면 축대 위에 9각형 터릿(turret·첨탑)이 있고, 첨탑의 한 면에 건물 내부로 들어가는 문이 있습니다.
그런 건축양식은 20세기 초반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유행하던 주택의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및 대안공간으로 활용 중입니다.